지난해 연말 중소 정보기술(IT) 서비스 업체에서 시작한 위기 바이러스가 대형 업 체까지 옮겨 붙었다. 삼성SDS, SK C&C 등 대기업의 경우 중견 업체에 비해선 나은 편이지만 상대적일 뿐이라는 지적이다. 조기 발주를 통한 정부의 경기 진작 노력 이 아직 느껴지지 않고 세계 경기 불황으로 인해 수출길도 만만치 않다. 이에 따 라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은 현 시국을 위급으로 판단, 거시적 계획보다는 각 사안 에 대응하는 ‘미시 계획’을 세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.
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(대표 김인)는 오는 17일까지 각 팀별로 올해 세 부 사업 계획서를 받기로 했다.
지난해 연말 매출액 목표 등 전반적인 경영 틀을 세워놨지만 최근 경영 환경이 워 낙 급변하고 있어 긴급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. 특히 올해는 그룹 조직 개 편과 인사가 늦어져 아직까지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. 일단 SDS 측은 다 음주까지 팀별 계획을 받은 뒤 중장기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.
삼성SDS 관계자는 “올해는 사업 계획 수립이 한 달 이상 늦어 마음이 급한 상태” 라며 “세부 일정은 다음주 팀별 계획을 받아본 뒤 결정될 것이지만 거시적인 판단 보다는 미시적인 결정이 중요한 상태”라고 말했다.
지난 주 임원 성과급 반납을 결의했던 SK C&C(대표 김신배)는 위기 상황이 마무 리 될 때까지 ‘워룸’ 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. 그들이 말하는 워룸 은 물리적인 개념이 아닌 상징적인 장소다. 아직 최종 결정되진 않았지만 워룸은 일종의 ‘컨트롤 타워’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회사 내 일반적인 관측이다. 김신배 부회장은 일단 부회장 실 옆에 공간 마련을 지시한 상태다.
이렇듯 IT서비스 업계에서 대기업까지 ‘위기 경영’을 설파하고 있는 것은 이례적 인 현상으로 불린다. 일정 수준의 유지·부수 계약 탓에 외풍에 덜 민감하다는 지 적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.
그러나 최근 상황은 이들에게도 만만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. 실제 지난 6일 개최 된 LG CNS의 ‘비욘드 프로미스 워크숍’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묻어났다. 특히, 연 초 매출 목표를 발표하고 서로 격려하는 자리지만 올해만큼은 실적 달성을 위한 비 장함까지 나타났다는 게 참석자들의 이야기다. 행사도 예년에 비해 간소화되고 거 대 계획보다는 미시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.
한정훈기자 existen@etnews.co.kr
|